보약,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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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강남동강병…
조회 : 15,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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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많은 사람들이 ‘한약은 전부 보약이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보약(보법)은 한의학에서 쓰는 치료법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한(汗-땀을 내다), 토(吐-토하게 한다), 하(下-설사을 하게 한다), 화(和-안팎을 화해시킨다), 온(溫-찬 것을 따뜻하게 한다), 청(淸-열을 식힌다), 소(消-넘치고 실한 것을 깎아내린다), 보(補-부족한 것을 보한다)법으로 다양하며 크게 보면 인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補)법과 지나친 것을 덜어주는 사(瀉)법으로 나눌 수 있다.
보법은 인체의 부족해진 음양기혈(물질적 영양과 기능적 활동)을 보충하여 내부 장기의 기능을 바로 잡고 음양기혈의 부족으로 생긴 여러 가지 병증을 낫게 하는 치료법이다. 즉 몸의 전반적 기능을 잘 조절하고 도와주어 그 기능을 높이고 병세의 회복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예방의학적 측면이 강하다. 보약을 써야할 경우를 본다면 아이가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질병을 앓고 난 뒤에 잘 먹지 않고 감기 등 잔병치레가 많은 경우, 신경을 많이 쓰고 과로와 과음이 잦은 중장년층의 경우, 그리고 노인성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특히 출산 후에 회복을 빠르게 할 때나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머리를 맑게 하고 소화기관과 지구력을 강하게 해줄 때 보약이 필요하다. 체질과 몸의 상태에 맞게 보하는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음(補陰), 보양(補陽)의 네가지 방법이 있어 증상에 따라 처방을 구성하면 된다.
보기약을 쓰는 경우는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온 몸이 나른하고 식은땀을 잘 흘리고 맥이 약하고 입맛이 없으며 설사를 하는 경향이 있을 때이다. 여기에 쓰이는 약물은 인삼, 황기, 마, 삽주뿌리, 대추, 꿀, 감초 등이다.
보혈약은 몸 안의 혈액이 부족하여 안색이 누렇고 말랐으며 손톱과 입술이 창백하고 머리가 자주 어지럽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며 심장이 잘 두근거리고 여자의 경우 월경량이 적거나 불규칙적인 사람의 경우이다. 이 때 약물로는 숙지황, 백작약, 당귀, 하수오, 용안육 등이 있다.
보음약은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 부족하여 몸이 마르고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피부가 몹시 건조하며 작은 일에도 잘 놀라며 잠이 안오고 잘 때 땀을 흘린다거나 마른기침을 잘 하고 열이 나며 뺨이 붉어지고 손바닥과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경우에 쓴다. 약재로는 구기자, 사삼, 맥문동, 석곡, 별갑, 구판, 황정 등이 있다.
허리 이하의 아랫부분이 한랭하고 허리와 무릎 등이 마르고 약하며 걸음걸이가 시원치 않고 아랫배 쪽이 가끔씩 아프고 설사를 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며 정력감퇴 조루증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양법(補陽法)이 적용된다. 약재로는 녹용, 녹각, 해구신, 합개, 자하거, 육종용, 파극, 보골지, 음양곽, 익지인, 두충, 토사자, 사상자 등이 있다.
이렇게만 보면 약쓰기 매우 쉬운 듯 보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가지 증상만 가지고 있지 않고 여러 가지 증상을 겸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만약 기나 양이 부족한 사람에게 보혈, 보음약을 쓰면 소화불량이나 설사증세가 생기고 살이 찔 수 있으며 혈이나 음이 부족한 사람에게 보기, 보양약을 쓰면 상체에 열이 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약은 체질과 증상에 맞게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의해 지어서 먹어야 한다.
그럼 여기서 한약중에서 고가의 보약인 녹용에 대하여 알아보자. 녹용은 효력이 굉장이 빠른 약이다. 최상의 영양제에 속하기 때문에 아주 허약한 사람이 인삼, 당귀, 녹용(삼귀룡탕)을 한두돈씩 두어첩만 지어 먹어도 훨씬 기운을 차릴 정도이다. 사슴의 뿔은 소, 염소, 코뿔소같은 뼈같은 뿔이 아니라 항상 각질화되지 않은채 골수가 충만한 보드라운 뿔을 갖고 있으면서 매년 각질화될 만하면 떨어지고(이것이 녹각이다.) 다시 새뿔이 자라므로 녹용은 최상의 영양제이다. 그러므로 골격의 성장이 더딘 소아나 하혈, 몽정, 정력감퇴, 요실금, 야뇨증 같은 비뇨생식기계통 질환이 있는 허약자나 수척한 노인이나 산후 보혈에 적격이다. 그러나 녹용은 아무나 먹는 보약이 아니다. 녹용은 아직 감기가 완치되지 않아 열이 있을 경우, 평소에 원기가 왕성하고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 특히 녹용을 먹었는데 효력이 나지 않는 것은 녹용과 함께 배합된 처방이 맞지 않거나 영양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체격이 좋고 힘이 있는 사람이 녹용을 먹었다고 정력이 더 나아질까? 오히려 기운이 위로 올라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두통이나 발열 등의 증상을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필요하다면 오래 먹어도 괜찮고 부작용도 없지만, 반면에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나타난다. 녹용은 소화제가 아니며 특히 동물성 약재이므로 어느 정도 소화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허약한 사람이라 해도 위장이 약하다면 소화 기능을 돋우는 약을 먼저 선택해야지, 좋다고 막 먹었다가 녹용이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는다면 독약이 될 수 있으니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자신에게 적당한 보약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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