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침법-치료기간 짧고, 후유증 적어
약침요법-침·한약 병행 치료 효과 좋아


　인체 부위 중 오장육부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장은 간, 심, 비, 폐, 신+심포를, 육부는 담, 소장, 위, 대장, 방광+삼초를 가리키는데 원래는 6장6부가 되어 12장부가 됩니다. 여기서 심포(心包)와 삼초(三焦)라는 장기의 이름은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용어이며, 쉽게 설명하자면 기능은 있지만 실체는 없는 장기라고 보면 됩니다. 간혹 우리가 놀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심보가 고약하다고 하는데 이 심보가 6장중 심포(心包)의 의미와 비슷합니다. 삼초(三焦)는 인체를 3부분으로 나누어 상중하(上中下)의 흐름이 서로 소통이 잘 돼야 오장육부의 활동이 원활하게 됩니다.

　인체에서 기혈(氣血)이 흐르는 길을 경락(經絡)이라 하고, 그 기혈이 흐르는 길에 기운(에너지)이 괴는 곳, 괴기 쉬운 곳을 경혈(經穴)이라고 합니다.

　경락은 12경락(6장6부)에 독맥(등의 정중앙을 흐름)과 임맥(복부의 정중앙을 흐름)을 합해14개의 경락이 있는데, 이 경락상의 경혈과 내부 장기는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그 경혈에 내부 장기의 반응이 나타나므로 경혈에 침을 놓아서 해당 장기의 병을 고치는 것입니다.

　각 경락의 경혈을 골라서 침이나 뜸으로 기운(에너지)이 괴거나 멎는 것을 없애주면 경락의 흐름도 좋아지고 장부의 기능도 올바르게 조화를 이루게 되어 증상을 소실시킵니다.

　나무의 뿌리와 줄기, 가지와 같이 오장육부를 뿌리라고 볼 때 그 오장육부 각각의 기운이 흐르는 길인 경락은 줄기와 가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면 줄기와 가지에 나타나고 또 줄기와 가지의 병이 뿌리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듯 인체 역시 오장육부의 활동성이 팔 다리의 경락에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경락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침입니다. 침을 놓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 같은 증상이라도 침 처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아픈 부위에는 자침하지 않고 그 반대편 팔 다리에 침을 놓는 방법 중 사암침법과 새로운 치료법인 약침요법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사암침법은 병이 좌측에 있을 때는 우측을 치료하고 우측에 있을 때는 좌측을 치료합니다. 예를 들어 골절이나 인대장애, 근육파열로 인해 수술한 후나 기브스를 한 상태에서도 기브스를 풀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반대편에 침을 놓아 뼈, 근육, 인대가 잘 붙도록 하거나 손상 부위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기브스를 푼 후 부종이나 관절경직이 최소화되도록 할 수 있어 치료기간이 짧아지고 후유증이 적습니다.

　또한 침을 놓는 개수(1~5개)가 적을 뿐 아니라 아픈 부위보다는 병의 원인이 되는 장부경락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침을 시술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침을 놓은 후 효과반응을 즉시 살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목이 돌아가지 않거나 팔을 올리지 못 할 정도로 아픈 경우, 등이나 가슴이 결려 움직이기 힘들 때(흔히들 담이 결렸다고 표현합니다) 반대편 팔 다리에 침을 놓은 후 바로 그 관절의 움직임이 수월해지며 통증이 감소합니다.

　치료 대상 역시 다양합니다. 염좌, 관절통, 신경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이고 감기,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등의 호흡기 질환, 아토피, 습진, 화상 등의 피부질환, 소화불량, 배탈, 설사 등의 소화기질환, 갑상선기능질환과 당뇨같은 대사성 질환, 고혈압 같은 순환기 질환, 두통, 어지러움, 눈 질환(눈병, 안구건조증 등)등도 사암침법의 치료 대상이 됩니다.

　사암침법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으며 치료효과도 우수합니다. 하지만 증상의 경중과 환자분의 체력 상태에 따라 침 치료만으로는 부족한 경우도 있어 이때는 반드시 한약 치료를 병행해야 치료효과를 높이고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약침요법은 기존의 침법과 한약을 결합해 발전시킨 새로운 치료법으로 한약제재를 경혈의 자극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순수한약재를 추출, 정제해 경혈에 극소량의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침과 한약의 작용을 병행해 치료를 보다 극대화시키기 위한 요법을 말합니다.

　장부의 허실(부족과 과함)을 살펴서 놓는 약침(팔강약침), 경락의 기혈순환 정도를 살펴서 놓는 약침(경락약침), 만성적인 질환과 면역관계질환에 많이 적용하는 봉약침(벌침), 부인과질환과 만성피로에 적용할 수 있는 자하거(태반) 약침 등이 있어 여러 종류의 한약제재가 사용됩니다. 약침요법은 효과가 빠르고 한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으며 각종 질환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